연극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

 [ 劇熊 ]/[ 劇熊 ]뻘뻘 2009. 2. 4. 16:41


오늘 우연히 KBS 1TV에서 이 연극을 방송해 주더군요.

어디선가 많이 본 스토리와 주인공들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백승훈군에게 대여해주고 1년여간 반납을 못받았던 바로 그 책,

이정명님의 <뿌리깊은 나무>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었지요.


* 참고로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는 <뿌리깊은 나무>의 부제입니다



조선 세종대왕 대, 궁궐 내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을 중심소재로 다루고 있으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연쇄 살인 사건이 아닌,

조선의 한글 창제를 둘러싼 대국과 변방국의 치열한 혈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연쇄 살인에 의해 희생되는 학자들과 그 살해 방식인 '오행',

그리고 작품 초기에 등장하는 알 수 없는 '마방진' 등 다양한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놓아 책을 읽을 때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연극 또한, 원작에 기초하여 그 스토리와 재미를 충실히 구현해 놓았습니다.

다소 협소한 무대 공간에서 저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담아낼까 싶었는데,

다양한 무대장치들을 사용하고 있었고, 

공간의 분할 역할을 하는 장지문의 다른 한면은 극의 진행 및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오행'이나 '마방진'등을 그려져 있어서

그 작은 무대를 알차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왼쪽의 장지문에는 오행이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잘 보신다면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무대 자체도 마방진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요)

그 외에 한가지 원작과 다른, 연극만의 무언가가 있다면

바로 '어릿 광대'라는 등장인물일 것입니다.

이 어린 광대는 극의 등장인물들과는 별개의 등장인물로써

작품의 주인공 격인 '강채윤'과 '따로 또 같이'를 보여줍니다.

극을 진행하는 도중 강채윤의 속마음을 말해주거나,

다소 어려운 개념이 등장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부연 설명등을 곁들여 주기도 하는 연극에서만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입니다.

그외에도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사건을 이끌어가는 원작과는 달리,

중간 중간 다소 코믹한 상황설정과 대사등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해학적 요소 또한 연극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연찮게 보게 된 작품이긴 합니다만, 워낙 원작을 재미있게 읽었다보니

연극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연극이나 뮤지컬등을 매우 보고 싶지만서도,

현실적 여건이 되지 않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대학생이 된다면... 꼭 이런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네요.

설정

트랙백

댓글